요즘 내가 가장 잘 마시는 네추럴 와인 리뷰 3종
“일상도, 축하도, 감성도 네추럴 와인 한 잔으로 충분해요.”
와인을 좋아하게 된 이후, 하나씩 다양한 스타일을 경험해보는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무겁고 클래식한 레드보다는 가볍고 산뜻한 네추럴 와인을 주로 즐기게 되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요즘 자주 마시는 세 가지 와인이 있어 오늘 소개해보려 해요.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그리고 각기 다른 순간에 어울리는 감성이 있는 와인들입니다.
내돈내산으로 마셨던 솔직한 후기를 담아봤어요.
하인리히 네이키드 화이트 (Heinrich Naked White)
💡 “친구들과 홈파티할 때 꺼냈던, 모두가 반한 가성비 와인”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와인은 단연코 하인리히 네이키드 화이트입니다.
처음 마신 건 친구들과의 홈파티였어요.
음식은 피자와 바게트, 치즈 몇 가지뿐이었지만 분위기는 최고였죠.
그 자리에서 이 와인을 처음 열었는데, 정말 모두가 “이거 어디서 샀어?” 하고 물어봤어요.
하인리히 네이키드는 오스트리아산 네추럴 화이트 와인으로,
살짝의 산미와 꽃향기, 그리고 깔끔한 미네랄 감이 인상적이에요.
너무 가볍지도, 너무 과하지도 않아서 입문자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와인이에요.
가격대도 3만 원 초중반대로 부담 없고, 병 디자인도 미니멀하고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좋아요.
홈파티나 가벼운 모임에서 분위기를 깨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인상을 남기고 싶을 때, 강력 추천합니다.
파비오 제아, 컬 오트 2022 (Fabio Gea, Cul Otte)
💡 “축하할 일이 있을 땐, 이 와인으로 조용히 고급스러움을”
두 번째 와인은 조금 특별한 순간을 위한 선택이에요.
‘파비오 제아, 컬 오트 2022’는 가격대가 있는 만큼, 아무 때나 마시진 않아요.
저는 이 와인을 소소한 축하 자리에 꺼내는 걸 좋아해요.
예를 들면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혹은 친구의 생일에.
이 와인은 이탈리아 피에몬테 출신의 내추럴 와인으로,
브랜드 자체가 굉장히 실험적이고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스타일이에요.
컬 오트는 복합적인 향과 깊이 있는 맛이 매력적이에요.
첫 향에서 약간의 스파이시함과 허브 향이 느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복숭아와 사과 같은 과실 향이 은은하게 올라와요.
병 디자인도 유니크하고 예술적인 감성이 담겨 있어서,
와인을 꺼냈을 때 “오, 이거 뭐야?” 하는 반응이 꼭 나오더라고요.
소중한 날, 조용히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해주고 싶은 분께 이 와인을 추천드려요.
Vin de France – Take Me Somewhere
💡 “조용한 저녁, 음악과 함께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주는 와인”
세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와인은 이름부터 마음을 흔드는 와인,
바로 “Take Me Somewhere”입니다.
프랑스산 내추럴 와인으로, 이름처럼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꺼내게 되는 병이에요.
처음 이 와인을 마신 날은 비가 내리던 저녁이었어요.
하루 종일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텅 비어 있는 느낌이었는데,
그날따라 괜히 와인 한 병이 생각나더라고요.
음악을 틀고 조명을 낮춘 채, 조용히 이 와인을 따라봤어요.
첫 향은 너무 강하지 않고, 잔잔하게 감귤류와 백도 같은 과실 향이 퍼졌고,
입 안에 넣자마자 상쾌한 산미가 기분까지 씻어주는 느낌이었어요.
펑키함보다는 섬세한 균형감이 좋았고, “편안한 낯섦”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와인이었어요.
이 와인을 마시면서 혼자 창밖을 보며 노트북을 켜두고,
마치 여행지의 조용한 저녁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어딘가로 떠나지 않아도, 잠깐의 감정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와인이에요.
혼술을 즐기는 분들, 음악과 조용한 조명이 좋아지는 밤에
꼭 한 번 이 와인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그 이름처럼,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 줄 수 있으니까요.